넷플릭스가 할리우드 중심가에 있는 100년 역사의 '이집트 극장(Egyptian Theatre)'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연예전문 매체 데드라인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1922년 더글러스 페어뱅크스 주연의 영화 '로빈후드' 시사회로 문을 연 이집트 극장은 이집트 파라오 콘셉트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미국 영화 산업에서 상징적인 극장 중 하나로 꼽힌다. 

1980년대 말 문을 닫았지만 로스앤젤레스시에서 문화적 가치와 복원을 위해 1996년 비영리 문화 단체 시네마테크(Cinematheque)에 1달러에 매각했고 많은 후원자의 힘으로 1,280만 달러(약 146억 원)을 들여 새 단장하고 1998년 다시 문을 열었다. 지금은 영화사에 중요한 영화, 독립 영화, 제3 세계 영화 등을 상영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인수라기보다 넷플릭스와 시네마테크의 파트너십으로 보인다. 주 중에는 넷플릭스가 상영 영화, 시간을 계획하고 시네마테크는 주말 상영, 강의, 특별 행사 등을 자율적으로 계획하게 된다. 요컨대 넷플릭스의 극장 인수가 본격적인 극장 사업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할리우드에서 상징적인 극장을 지원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달갑지 않은 눈으로 보는 일부 할리우드 업계와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다른 가설도 있다.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는 진짜 영화가 아닌 TV 영화이고 영화제에 참가할 수 없다는 일부 보수 영화계에 대한 도발 또는 도전일 수 있다. 넷플릭스가 극장을 인수해 자체 제작한 영화를 짧게라도 상영한다면 반박할 수 있다. 

시네마테크 이사회 멤버인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이번 협상, 의결 과정에서 공정성을 위해 배제된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상 중이지만 아직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